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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가 연간 수익률 상위권을 석권한 가운데 업계에선 내년 주목해야할 ETF 테마로 AI에서 더 나아간 양자 컴퓨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레버리지, 인버스 제외) 중 연초 대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로 한 해 동안 104.58% 급등했다.
이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가 90.93%의 수익률을 기록했 인천소상공인창업지원센터 고 NH-Amundi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가 90.93%로 3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ETF는 전부 해외주식형이었다.
20위권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해외주식형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국내주식형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64.72%)가 유일했다. 최근 미국발(發) 상가담보대출문의 정책 수혜로 국내 조선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간신히 20위권 안에 들었다.
올 한 해 국내 증시가 부진했던 것과 달리 미국 증시는 전반적인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이 올해 30% 이상 상승하는 등 높은 성과를 기록하면서 미국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들의 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 휴일근무수당 들의 자금도 미국 주식형 펀드에 집중됐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의 운용 규모인 순자산총액은 172조506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121조672억원)대비 42.48%가 늘었는데, 대부분이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미국주식형 펀드에는 11조6185억원이 순유입됐다. 미국을 순실현가능액 제외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총 7167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미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의 호조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투자자금 유입이 급증했다"며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약 21조2000억원이 증가하며 해외 펀드 성장률 회복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는 확인하셔야 금융위기 이전의 해외 펀드 골디락스 시절인 2007년의 43조5000억원 증가 이후 최대 규모 수준이다.
반면 수익률 하위 종목 대부분은 작년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2차전지 관련 ETF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은 올해 -55.31% 하락해 올해 가장 수익률이 저조했다. 이밖에 'ACE 포스코그룹포커스'(-54.54%), 'TIGER 2차전지소재Fn'(-53.76%), 'SOL 2차전지소부장Fn'(53.68%) 등도 저조했다.
업계에선 내년 주목해야할 ETF 테마로 △AI △귀금속·비트코인 △헬스케어 △방위산업·인도를 제시한다. 내년에는 자율주행, AI 에이전트, 스마트 글래스 등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할 AI 제품 상용화가 가시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 부상으로 정부지출 확대가 예정됐으며 부채 악화 대응 대피처로 금, 은 등 귀금속과 신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상하는 비트코인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중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방위 산업 ETF, 내수 비중이 높은 인도가 관심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혁신이 진행 중인 만큼 다음 성장 테마로 양자 컴퓨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넘어서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AI, 신약 개발, 재료과학, 금융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AI를 이을 차세대 테마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지는 이유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과학자들끼리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직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개념임에도 투자자들은 이미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2018년부터 양자 ETF(QTUM.US)가 있었고 국내에서는 최근 키움자산운용이 'KOSEF 미국양자컴퓨팅'을 신규 상장했다.
박 연구원은 "개별 양자 기업들의 연율화 변동성은 90% 수준으로 고위험성으로 알려진 원유나 크립토 투자도 50%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보다도 위험하다"며 "ETF를 활용한 바스켓 투자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