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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러시아 행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유럽 안보 홀로서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동안 미국에 의존해 온 유럽이 자력 방위 체계를 갖추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유럽, 국방비 2배로 늘려야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 사무총장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유럽의 국방비가 냉전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유럽에 적대적이다 서울주택가격 . 우리가 취약할 뿐 아니라 홀로 서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난 80년간 미국이 지원한 안보 구조는 사라지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무센은 “나토의 현재 국방비 지출 목표인 국내총생산(GDP)의 2%가 즉시 3%, 2028년까지 4%가 돼야 한다”며 “이는 연간 국방비가 4000억달러(약 577조원) 추가된다는 kb 공인인증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 조달의 80%가 주로 미국에서 이뤄졌다”며 “탱크·포병·전투기에 돈을 쓰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으며, 방공과 연료 보급 및 군사 작전을 유지하는 기타 물류와 같은 역량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스무센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나토 사무총장을 지냈다.
유럽 주요국들 전세자금대출 집주인 동의 도 유럽 안보 독립과 방위력 확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일의 신임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연합(CDU) 대표는 “가능한 한 빨리 유럽을 강화해 단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영국·프랑스와 핵 공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영국의 국방비 지출을 현재 GDP 전환대출 2.3%에서 2027년까지 2.5%로, 2029년부터는 3%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 앞에서 나도 회원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홀로서기 10년 걸릴 언제라도 수도

하지만 유럽이 자력 방어 체계를 갖추기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으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라스무센의 기고를 싣는 동시에 이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내놨다.
현재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의 경우 2만∼4만명 규모가 거론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유럽 국가가 전투 가능한 여단을 하나씩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유럽의 자체 방어에 심각한 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약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한다면 나토 예비 병력으로 분류된 부대들이 흡수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나토의 전쟁 대비 계획에 구멍이 생긴다는 것이다.
비용도 문제다. 현재 미국이 포함된 나토의 전쟁 계획 충족을 위해 유럽 각국에 요구되는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로, 이조차 달성하지 못한 국가가 많다. 나토가 새로운 목표치로 3.7%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4%를 훨씬 넘어야 할 수 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브뤼헐은 유럽 대륙에서 전쟁 시 미군 30만명이 배치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유럽군으로 대체하려면 새로운 여단 50개가 필요하다며 “유럽 군대가 현재에도 사람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저스틴 브롱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유럽이 많은 현대식 전투기를 보유했으나 적의 방공망을 파괴할 만큼 탄약이 충분치 않고 훈련된 조종사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탄약 측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3년간 유럽의 포탄 생산이 급증했으나 여전히 북한의 도움을 받은 러시아에 밀린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약 400개로, 러시아 1700여개에 훨씬 못 미친다. 이를 2∼3배 늘리려면 수년이 걸릴 뿐 아니라 재래식 병력 증강에 필요한 비용을 잡아먹을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