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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등 오스트레일리아 동남부 도시에 서식하는 큰유황앵무가 공공 음수대의 꼭지를 돌려 신선한 물을 마시는 모습이 관찰됐다. 루시 애플린/바이올로지 레터스


시드니 등 오스트레일리아 동남부 도시에 서식하는 큰유황앵무는 영리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2021년 앵무 일부가 쓰레기통 뚜껑 여는 법을 터득한 뒤 서로 이 행동을 모방해 쓰레기 뒤지기를 ‘유행’ 시키더니, 이번에는 공공 음수대의 꼭지를 돌려 신선한 물을 마시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루시 애플린 박사 등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연구진은 “시드니 서부에 서식하는 큰유황앵무 한 무리가 꼭지를 돌려야 물이 나오는 공공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이 관찰됐고, 이 행동은 최소 2년간 지속재테크
되고 있다”면서 “쓰레기통 열기에 이어 새로운 ‘도시 적응 문화’가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4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실렸다.
앵무새가 음수대를 사용하는 것이 처음 관찰된 것은 지난 2018년 9월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바버라 클럼프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박사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한AP시스템 주식
야외 조사를 진행하던 중 이 모습을 관찰한 것이다. 처음에는 누군가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간 것이라 여겼지만, 머지않아 새들이 발로 손잡이를 돌려서 물을 마시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현지 야생동물 관계자들은 이 지역 앵무새들이 수년간 이런 행동을 해왔다고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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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영상에서는 앵무새들이 음수대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루시 애플린/바이올로지 레터스


연구진은 앵무새들 사이에 이 행동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시드니 서쪽 국립공원 인근에 서식하는 큰유황앵무 두 마리에게 위치 태그를 부착해 새들의 활동 바다이야기게임방법
영역을 조사했다. 그런 뒤 이 지역에 서식하는 150여 마리 가운데 24마리의 몸에 물감으로 개체 구분 표시를 하고, 주로 사용하는 음수대 한 곳에 두 대의 관찰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렇게 2019년 8~10월까지 44일 동안 음수대를 이용하는 모습을 촬영한 결과, 큰유황앵무들은 무려 500번 이상 음수대에 접근해 물을 마시려고 시도했다.금빛나매매방법
연구진은 총 552회의 음수 시도를 촬영할 수 있었는데, 이 가운데 105회는 물감 표식이 있는 앵무새들이 포함됐다. 다만 표식이 된 24마리 가운데 17마리(24%)만 음수대를 사용하려고 시도했고, 이는 특정 개체들이 음수대를 더 자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관찰 영상에서는 앵무새들이 음수대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일부 개체들은 최대 10분 이상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여 앵무새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질서와 규율이 있음을 시사했다.
애플린 박사는 “새가 음수대를 이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설명했다. 앵무새가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려면 한 발은 음수대 기둥에 올려 고정한 채 다른 발로는 음수 꼭지를 돌리면서 상체를 물줄기가 나오는 입구에 갖다 대야 하는 등 복잡한 운동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이 새로운 기술을 익하는 것과 유사하게, 앵무새들도 서로를 관찰하거나 개인적인 시행착오를 거쳐 음수대 사용법을 터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사실 큰유황앵무들이 도시의 시설물을 영리하게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클럼프 박사와 연구진은 시드니의 앵무새들이 대형 쓰레기통의 뚜껑을 열어 ‘만찬’을 벌이는 모습을 관찰했고, 이 행동이 점차 다른 개체에까지 영향을 미쳐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 앵무새들의 쓰레기통 뒤지기는 2018년 3곳에서만 관찰됐지만, 2019년 말에는 44곳으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큰유황앵무들이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일부 새들은 자신의 차례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a) 앵무새들은 관찰카메라가 설치된 음수대(붉은 상자) 이외에도 여러 음수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앵무새들이 이용한 음수대(노란색 상자)의 고무 꼭지는 상단이 씹힌 자국이 남아 있었다. 루시 애플린/바이올로지 레터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크리스티나 제넥 퀸즐랜드대 박사는 “이것은 명백한 문화 전파 사례”라며 “새로운 먹이와 물을 찾아내는 이들의 능력은 생물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앵무새들은 왜 자연의 연못·호수를 놔두고 음수대에서 물을 먹으려 했을까? 연구진은 앵무새들이 연못의 흙탕물보다 음수대의 물을 더 신선하게 느꼈을 거라 추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갈증 해소보다 음수대 작동이라는 ‘도전 과제’ 자체를 즐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클럼프 박사는 “앵무새들은 음수대 이외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이 있었고, 무더운 날씨라고 해서 음수대 사용이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면서 “당장 갈증으로 죽을 지경이 아니라면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