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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태양광 업계 출혈 경쟁에 중국 당국 이례적 단속 나서
각종 지원에 전기차·태양광 업체 우후죽순…과잉생산 일상화
과잉생산 지적은 부인하더니…자국 시장서는 과잉생산 단속
무역전쟁에 미국 수출 줄자 최근 저가 제품 아시아 시장으로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최근들어 전기차와 태양광 등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산업 분야에 대한 시장 점검과 감독에 착수했다. 해당 연령무관 산업 분야의 출혈경쟁은 결국 과잉생산에서 촉발된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 등 서방진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과잉생산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과잉생산 따른 출혈 할인경쟁 단속 나서겠다는 中 당국

중국 상무부는 3일 전기차 업계의 밀어내기 판매 수법 중고차판매가격 가운데 하나인 '0㎞ 중고차' 판매 관행에 대한 업계 지도 방침을 발표했다. 허융첸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관련 부처와 함께 중고차 수출 업무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중고차 수출의 건강하고 질서 있는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행거리 '0㎞ 중고차' 관행은 판매실적을 올리기 한국신용평가정보실명확인 위해 신차를 출고 처리한 뒤 실제 운행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중고차로 판매하는 수법이다. 전기차 생산업체은 중간 판매상에 차량을 떠넘길 수 있고, 중간 판매상은 국가에서 지급하는 구매보조금을 챙길 수 있어 이런 관행이 자리잡게 됐다.
시장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0㎞ 중고차' 관행은 전기차 업계 출혈 할인경쟁을 비판해온 창청자동차의 고용주가 직원에게 보내는 해고통보 메일을 의미하는 용어 웨이지엔쥔 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중고차 플랫폼에는 이런 차량을 판매하는 업체가 최소 3천~4천곳에 달한다"고 폭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결국 중국 당국이 나서 단속하게 됐다.
이와함께 같은날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태양광 업계의 출혈 경쟁에 대한 단속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업정보화부는 제15차 제조업 기업 좌담회를 공시지가 감정가 소집해 "법규에 따라 태양광 업계 저가 무질서 경쟁을 종합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업정보화부 책임자는 "기업은 기술 혁신에 힘쓰면서 품질 안전의 마지노선을 지키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차세대 태양광 제품 경쟁 우위를 속히 만들어야 한다"며 "공업정보화부는 거시 지도와 업계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기차와 태양광 업계에서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근본적 원인은 수요를 훌쩍 넘어서는 과잉생산에 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패널 등을 '신 3대 수출품'으로 지정해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육성해 왔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며 과잉생산이 일상화 됐고, 이는 다시 해외 시장에서 헐값에 판매되며 각국의 관련 산업 기반을 초토화시키는 2차 '차이나쇼크'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졌다. 1차 차이나쇼크는 중국의 저가 상품 유입에 따른 2000년대 각국의 전통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말한다.
무역전쟁에 美 대신 亞 시장으로 저가제품 쏟아내는 中



중국 톈진의 태양광 발전 시설. 연합뉴스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급부상한 것은 지난 2024년 4월 재닛 옐런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면서 부터다. 당시 그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 중국의 과도한 생산 능력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옐런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태양전지, 전기 배터리,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이 분야에서 과잉 생산을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상당수 국가가 이 산업에 대한 중국에서의 대규모 투자로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측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생산 능력 과잉'은 시장 메커니즘 작용의 표현"이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도 여러 차례 나타난 바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주로 시장의 가치법칙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고 반박에 나섰다.
중국은 이후에도 각국이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면 이를 '보호무역'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내 전기차와 태양광 업계에서 출혈 할인 경쟁이 벌어지며 부작용이 속출하자 당국이 직접 단속에 나섰다는 것은 결국은 과잉생산 문제를 인정한 셈이 된다.
다만, 중국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자국 기업의 과잉생산 문제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오히려 최근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대미 수출량이 줄어들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타지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 세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반면 아세안에 대한 수출은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4월에만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20.8% 급증했다.
저가 공세도 여전한데 골드만삭스는 지난 2년간 일본이 수입한 중국산 제품이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약 15% 저렴해졌다고 추정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전 세계 모든 경제가 중국의 수출에 휩쓸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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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