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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가전 코너. /사진=하수민기자


"여기(홈플러스)서 사셨어요? 취소하시고 다른 매장에서 주문하세요."
6일 찾은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내 삼성전자 매장에서 한 직원이 이미 상품을 구매했으면 어떻게 하냐는 고객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매장에 재고가 남아있는 상품을 사서 들고 가는 건 가능하지만, 현재 상품이 공급되지 않아 신규 배송 주문은 어렵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홈플러스 내 삼성 매장에서도 제품 구매가 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 중단을 발표한 LG전자 이외에도 쿠쿠·쿠잉 등 다른 전자제품 브랜드들도 납품을 중단한 것으로 파 모네타 금융계산기 악됐다. 홈플러스 안팎에서 지난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납품 대금 미정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머니투데이가 방문한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2곳에서는 LG와 삼성, 쿠쿠, 쿠잉 등 가전제품 브랜드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모두 고객들에게 배송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삼성 매장에 외환은행 학자금대출 있던 직원은 "홈플러스에서 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상태라 전날(5일)부터 TV, 냉장고, 청소기 등 모든 상품의 납품이 전부 중단됐다"면서 "이미 주문을 완료한 고객들에게도 사실상 배송을 무기한 기다려야 하는 상태라 취소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거래 중지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연체자신용불량자대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납품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LG전자의 경우 이날부터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의 출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남아있는 재고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가전 매장들이 납품을 막은 것은 홈플러스로부터 제품 판매분에 대한 정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법정관리 신청 현대카드연체율 은 협력 업체의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거래 대금이 지연되거나 미지급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의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진화에 나섰다.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총 가용자금이 혼합상환 6000억 원을 웃도는 만큼 대금 정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6일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며 이번 달에만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순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총 가용자금이 6000억 원을 상회해 일반상거래 채권 지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력사와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앞서 티메프가 겪었던 위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홈플러스의 향후 경영 계획과 법정관리 진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납품 중단 여부를 놓고 업체별로 신중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홈플러스 측 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