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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좡산업단지 내 샤오미 첫 전기차 공장 외관. 공장은 6개 샵으로 구성됐고 총 면적은 자금성과 비슷하다./사진=우경희 기자


"조명을 다 꺼도 공장은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갑니다. 로봇으로 조립하고 로봇으로 운반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7일 찾은 베이징 이좡산업단지 내 샤오미 첫 전기차공장. 프레스로 차체를 통째 찍어내는 '하이퍼캐스팅' 공장 내부는 로봇팔(ARM)의 숲이었다. 그 사이를 AGB(무인운송로봇)가 바삐 움직이며 자재를 옮겼다. 불량 제품을 녹여 재사용하는 구간에만 일부 인력이 눈에 띄었고 대부분 공정이 로봇팔과 AGB로 이뤄졌다. "불을 다 꺼도 공장이 정상 가동된다"는 말이 이해됐다.

주택담보대출금리비교사이트 이제 샤오미를 '대륙의 실수'라고만 부르긴 어려워 보인다. 중국 IT기업들의 성장세가 그만큼 무섭다. 전기차 시장 진출과 함께 OS(구동시스템) 생태계 확장에 나선 샤오미에는 지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직접 방문했다. 사업 협력 접점이 커질 수 있다. 직접 본 전기차 공장은 샤오미의 성취와 숙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26일 준공한 상장법인 현대차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와도 여러모로 비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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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16시간→24시간 풀가동..."이렇게 잘 팔릴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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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쇼룸에서 탑승해본 샤오미 첫 전기차 SU7./사진=우경희 기자



샤오미 전기차 1공장과 올 7~8월 가동 예정인 2공장은 베이징 중심에서 차로 약 30여분 거리인 베 신규창업자금 이징 이좡산업단지에 있다. 공급망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지역이 많지만 굳이 땅 값 비싼 베이징 인근에 공장을 지었다. 복잡한 중국의 인허가 문제를 베이징 시정부에서 전폭적으로 풀어준 데다 우수한 이공계 인력을 먼저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다.

본관동 건물 앞에 깔린 레드카펫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 방문객들 탓에 이미 반들 집값 하락 반들했다. 이재용 회장이 걸어들어갔던 그 길이다. 로비로 접어들면 원형 도로를 형상화한 구조물에 샤오미 첫 전기차 SU7이 올려져있다. 소형가전·스마트폰에 국한하던 샤오미의 정체성을 바꿔놓은 모델이다. 천장엔 거울을 붙였다. 반사를 통해 띠 형태 도로가 완성된다. 무한질주의 의미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샤오미 1공장은 총 6개 샵(워크샵)으로 구성돼 있다. 공개된건 프레스와 의장라인 일부다. 현장 직원은 "최대 하루 1만명이 견학을 오는데, 신청 후 당첨 확률은 1%"라고 했다. 매일 100만명이 신청한다는 말을 곧이 믿긴 어렵겠지만 실제 방문객은 끊임없이 몰려들었고, 외국인 바이어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내부는 샤오미 제공 전기차에 탑승해 정해진 동선으로만 둘러볼 수 있다. 스티커로 핸드폰 카메라는 모두 밀봉했다. 일행이 갑자기 화장실에 들를 상황이 돼 전기차가 동선을 잠시 이탈했다. 당장 보안요원이 나타나 경위를 캐물었다.



샤오미 전기차 1공장 사무동 로비./사진=우경희 기자


1공장 면적은 71만㎡로 자금성 면적과 유사하다. 남은 부지를 합하면 자금성 두 배 수준. 알루미늄 잉곳을 9100톤급 프레스로 눌러 반원형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공정을 시작으로 공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원자재 투입과 재사용 공정에만 일부 인원이 있을 뿐 대부분 공정은 로봇암과 운송로봇들이 책임진다. 각 로봇암에 모두 카메라가 달려 공정이 체크되고, AI(인공지능) 검수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하이퍼캐스팅샵에만 401대의 로봇암이 있고 94대의 AGB가 부품을 운반한다. 현장 직원은 "로봇공정으로 기존 인력공정 대비 작업 효율은 150%가량 향상됐고 공정 정확도는 100%에 도달했다"며 "하이퍼캐스팅 공정엔 동시 근무 인원이 20명도 되지 않고, 의장과 도장까지 세 개 샵을 합쳐도 근무 인원이 120명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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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中 시장서도 승승장구...샤오미, 시장 구조조정 키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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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생산 추이/그래픽=김다나



샤오미 관계자는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몰랐다"고 했다. 8시간 1조 근무에서 2교대로, 또 3교대로 전환하며 이젠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연간 24만대가 생산돼 족족 팔려나가는데 올 7~8월 바로 옆 2공장까지 가동된다. 1공장 생산량이 한 시간 40대, 2공장이 30대다. 올해 레이쥔 회장이 공개한 연간 생산목표는 35만대. 내년 2공장이 연간 풀가동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생산량은 4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 6개 공장 생산량(내연기관차 포함)은 연간 150만~160만대. 지난 26일(미국 현지시간) 가동한 현대차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전기차 생산량만 30만대가 넘는다. 토요타가 프리우스 등을 생산하는 츠츠미 공장도 연 생산량이 43만대 수준. 이를 감안하면 샤오미의 전기차 생산 규모는 아직 귀여운 수준이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에 던지는 충격파는 상상 이상이다. 이미 선발 브랜드들이 공급 과잉 우려 속에 빠르게 구조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늘었다. HSBC 등 주요 분석기관들은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5~20%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정부 보조금 축소와 과잉 생산이 때문이다. 중국 총 자동차 생산능력은 무려 4000만대에 달하는데, 연간 시장 규모는 2200만대 정도다. 이미 공급 과잉 상황인데 1000만대 이상 전기차가 또 쏟아져나온다. BYD(비야디) 등이 냉대가 뻔한 한국 등 해외로 어쩔 수 없이 진출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이 가운데 불어닥친 샤오미의 돌풍은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 OS를 중심으로 생태계 구축에 성공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작년 23개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퇴출되거나 다른 브랜드에 통합됐다고 전했다. 아직 120개가 난립해 있고 올해부터 본격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샤오미가 비야디, 화웨이 등과 함께 업계 강자로 급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바로 베이징 1~2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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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라지만, 세계 수준과는 간극...빠른 추격에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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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직원이 전기차용 모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샤오미 1~2공장은 전기차 강국 중국에서도 최신이자 첨단공장이다. 후면도어 설치 공정에서는 초대형 로봇팔이 차체를 강하게 고정한 가운데 세 개의 로봇팔이 양쪽에 동시에 문짝을 설치한다. 상부 컨베이어 시스템에 차체가 매달려 사람이 각종 부품을 조립하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 라인과는 전혀 다르다. 샤오미 관계자는 "1공장의 자동화율은 91%에 달한다"며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자동화율은 6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강자들의 첨단 스마트팩토리와 비교한다면 여전히 네임 밸류 이상의 간극이 눈에 띈다. 가장 기본적 공정인 섀시(차체)와 도어 장착 등 일부 공정만 공개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로봇팔의 레이아웃과 AGB 동선 등을 제외한 완성품 및 중간제품 배치, 섀시의 퀄리티와 마감 수준, 소수 인력의 효율적 배치 면에서 여전히 디테일이 부족한 모습이 노출됐다.



샤오미가 자체 개발 중인 세계 최고속 3만5000rpm 전기차용 모터 홍보 영상./사진=우경희 기자


자동화 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차체공장(Weld shop)의 '100% 자동화' 달성은, 인력이 개입할수록 오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취다. 반면 샤오미 공장의 자동화율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이 현대차 검수에 직접 참여하는 등 로봇기술 활용도 면에서도 비교가 어렵다. 물론 가동을 앞둔 샤오미 2공장에서 개선될 여지는 있겠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샤오미 전기차공장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벌어질 대격돌의 예고편 격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현장에 동행한 김종문 KIC(글로벌혁신센터) 중국 센터장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빠른 변화와 도전을 한국기업들이 인지하고 대응하지 못한다면 경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