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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면 도로리 마을회관 인근 산불로 전소된 주택. 김조휘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60년 넘게 산 집 통째로 타버렸어요" 갈 곳 잃은 이재민 어디로?(계속)오션
경북 북동부 지역을 뒤덮은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 반가량 지난 가운데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7일 오후 안동시 남선면 도로리 마을회관 인근에는 산불로 전소된 알라딘먹튀
주택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동시에 마을회관 옆에서는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살게 될 임시조립주택 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한 채당 2~3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8~10평 규모의 임시조립주택 4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안동시는 총 1372개 동 주택 피해를 입은 가운데 임시조립주택 수요는 852개 동 접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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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은 안동을 비롯해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임시조립주택 총 2679개 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임시조립주택 사업 비용은 국비 50%, 지방비 50%로 전액 지원된다.
이날 CBS노컷뉴스와 만난 조경자(82)씨는 "19살에 시집와서 지금 82살이다. 60년 넘게 살았다"며 강시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내 집이 탄다는 건 생각도 안 했다. 아직도 이야기하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권오복(77)씨도 "우리 마을이 생긴 뒤 이런 일은 처음이다. 마을 전체가 타버렸다"며 "밤에 대피하러 나갔다. 저 위에 33개 동이 살았는데 싹 다 타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안동시 남선면 도로리 마을회관 옆 임시조립주택 4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조휘 기자
이들이 산불로 집을 잃은 뒤 처음 생활한 곳은 안동시 체육관 대피소였다. 권수진(83)씨는 "매우 좋았다. 시에서 잘 챙겨줬다"고 했고, 조경자씨는 "텐트로 칸막이까지 설치됐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임시주택 공급이 지연되면서 구호 물품도 바닥을 보였다. 권오복씨는 "시에서 사람들이 자주 찾아왔다. 구호 물품도 챙겨왔다"며 "하지만 이게 한계가 왔는지 구호 물품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에는 안동시 체육관 대피소 운영을 중단하고, 인근 호텔과 모텔 등 숙박시설과 마을회관, 교회 등을 대피소로 활용 중이다.
현재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는 권오복씨는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도 않다. 푹 깊이 잠에 안 든다"며 "음식을 먹어도 배부른 걸 모른다. 배급받은 도시락을 먹어도 넘어가지 않는다. 영양 보충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마련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엿보였다.
임시주택이 마련돼도 평생 이곳에서 지낼 수는 없다. 안동시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임시주택 거주 기간은 기본 1년이고, 1년 추가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이라고 밝혔다.
권수진씨는 "2년 동안 둬도 집을 지을 사람은 짓고, 못 짓는 사람은 못 짓고 나가야 한다"며 "2년을 있더라도 집 지을 때까지는 임시주택에 살게 해줘야 한다. 집을 다시 못 지을 사람이 더 많다"고 호소했다.
도로리 마을회관 인근, 산불로 전소된 주택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조휘 기자
정부는 산불로 인해 주택 전소, 반파, 일부 피해를 입은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2000만 원(구호금), 180만 원(생계비), 3600만 원(주거비)까지 긴급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전소된 주택의 재건축 비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모(64)씨는 산불로 입은 피해액이 5억~6억 원 정도라고 했다. 원래 어머니 혼자 살던 집이었는데, 정년 퇴임 후 내려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사 온 지 열흘 만에 산불이 발생해 크나큰 피해를 보고 말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특별법을 만들어 주택이 탄 곳은 주택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불로 전 재산을 잃다시피 한 이재민을 구제할 확실한 대안은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안동=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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