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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카라 노조 탄압 의혹 불거져...지노위 부당징계, 중노위 부당노동행위 인정 "드라마 속 허상에서만 투쟁해야 하는 게 노동자인가"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30일 오전 진행된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임순례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MBC 제공.



오늘(30일) 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과거 동물보호 시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노조를 탄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드라마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내용인데 이를 연출한 감 저축은행금리인상 독이 노동자들을 탄압해 모순적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사 노무진'의 임순례 감독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MBC '노무사 노무진'은 노동자의 권리와 삶을 다루는 전부원가계산 드라마로 30일 밤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임순례 감독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로, 지난해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노조에 따르면 임 감독이 이사로 있었던 2023년 카라에 노조가 결성된 후 사측의 노조탄압과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관련해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노조 조합원 mortgage loan 을 대상으로 한 '부당징계'를 인정했고, 같은 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노조에 대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추가 인정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사 노 저축은행 학자금대출 무진'의 임순례 감독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지노위 판정문에 따르면 2023년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한 직후 사측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각각 노조 회계감사와 사무장을 맡고 있는 김나연·최민경 활동가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집담보대출한도 인사위원회에는 당시 이사였던 임순례 감독도 참여했다. 같은 해 부당노동행위를 추가로 인정한 중노위는 사측이 인스타그램 '카라노조 팩트체크' 계정을 만들어 노조에 대한 부정적 글을 게시했다며 “노조의 단결력을 약화시킬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임 감독이 조직 운영에 핵심적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설립 사실을 알게 된 임 감독이 노조 가입을 비난하는 글을 임직원들이 있는 SNS 단체대화방에 올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2023년 11월 단체대화방 메시지에 따르면 임 감독은 “사측 모르게 노조를 결성하는 게 말이 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노조 비밀가입은 진짜 실망 황당, 오늘의 한마디”, “내가 카라 대표가 된 게 2009년이니 오늘까지 치면 14년인데 14년 동안 가장 실망스런 일이다. 사측 모르게 모든 구성원과 토론과 협의를 해서 내놓은 결론도 아니고 비밀리에 노조결성이라니”라며 노조 설립을 비난했다.



▲ 2023년 11월 임순례 감독이 카라 대표, 이사, 활동가 등 임직원 10여명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중 일부.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 제공.



활동가들이 임금인상에만 관심이 있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대목도 있다. 임 감독은 “모든 사람들이 NGO도 노조가 있어요? 라고 반문할 정도로 카라 활동가가 전면에 나설만큼 저임금에 시달리나?”, “활동가들이 왜 카라에 들어왔는지 근본적 회의가 든다. 돈을 더 받기 원하면 영리기업에 가시면 된다. 그냥 시간 때우고 복지부동 원하시면 공무원께 죄송하지만 공무원하시면 된다”라고 남긴 대목이다. 임 감독은 “명분과 가치도 실현하고 내 실질적 재정적 가치도 요구하는 건 너무 과하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김미영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법규정책국장(노무사)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순례 감독은 활동가도 노동자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인식했다면 함부로 단체대화방에 '명분과 가치도 실현하고 내 실질적 재정적 가치도 요구하는 건 너무 과하다'는 글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임 감독은 노조에 대한 이해가 부재했던 것도 사과해야 한다. 더 이상 카라의 문제를 방관하지 말라. '노무사 노무진'의 눈으로 카라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사 노무진'의 임순례 감독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윤유경 기자.



징계 대상이 됐던 김나연 활동가는 “인사위원회는 임순례 감독이 나를 일방적으로 압박하고 혼내는 자리였다. 임 감독이 내 인격권과 노동자로서의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느낀다”며 “부당징계, 부당노동행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카라 노동자들의 영혼은 망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임 감독이 보여주는 괴리가 너무 괴롭다. 임 감독이 강조하는 현장 노동자의 삶과 권리는 왜 동물권 행동 카라 활동가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나”라며 “지금이라도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망가진 카라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 감독을 포함한 조직 운영 책임자 3명과 카라 법인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김소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카라노조 법률지원팀 변호사는 “드라마 속 허구의 노동자들은 되고, 현실의 노동자들은 안되는 것인가. 드라마 속 허상에서만 투쟁해야 하는 게 노동자인가”라고 지적하며 “임 감독은 부당노동행위 피고소인으로 성실히 조사받고, 당신과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노조는 MBC를 향해 “연출자의 자격과 제작 과정의 정당성을 심각히 돌아봐야 할 의무도 간과할 수 없다”며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미디어오늘은 30일 임순례 감독에게 통화 및 문자로 노조탄압 의혹 및 부당노동행위 관련 입장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