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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한 출연금 전쟁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향후 4년간 경기도의 1·2금고 은행으로 선정된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해당 지자체에 내야 할 출연금 규모가 총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4년 전 101바다이야기규칙
0억원 대비 두 배가량 불어난 규모다. 금고지기 자리를 수성하려는 농협은행과 기존 사업자(국민은행)를 제치려 한 하나은행이 출연금 규모를 대폭 늘린 결과다.
출연금 규모가 가장 큰 서울시는 신한은행이 총 2664억원의 출연금을 낸다. 인천시는 1·2금고인 신한·농협은행이 각각 1107억원, 128억원을 출연하고 부산시는 부산·국민은행이 각증권사HTS
각 424억원, 210억원을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지급한다. 금고 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출연금이 적게는 수십억원부터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국내 은행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지자체 금고, 공공기관 및 대학 주거래은행 유치를 위해 해당 기관에 낸 출연금만 총 4717억원(4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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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막아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막상 금고지기에 뽑히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출연금을 늘리거나 대출 금리를 대폭 할인하는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서다. 은행권에선 “지자체 금고 은행을 통해 수익을 낸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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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금고는 은행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였다. 통상 지자체가 거둬들이는 지방세 등 세금과 지자체 예산 전체가 금고 은행 계좌에 예치된다. 서울시 금고는 일반적인 세입·세출부터 지역개발기금, 재난관리기금 등 총 48조원의 시 자금을 관리한다. 지자체 부대사업과 공무원 급여 관리 등 부수 거래도 적지 않다. 금고 쟁탈을 위해 각 은행이 목을 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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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심사는 금융회사의 신용도, 예금 및 대출 금리, 지역주민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의 항목으로 평가한다. 이 중 출연금 규모, 예금·대출 금리 등 정량적 평가가 당락을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입찰을 앞두고 해당 지역 지방의회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각 은행에 ‘출연금을 높게 적어 내라’는 직간접적 메시지를 전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며 “무리를 해서라도 출연금 규모와 금리 수준 등 정량적 지표를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이어 “금고를 따냈다는 상징성과 혹시 모를 부수 거래 등이 금고 선정 후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전부”라고 했다.
일각에선 과도한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제도 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서울시, 인천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대형 금고 입찰을 앞두고 불필요한 출혈 경쟁이 반복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과거 금융당국이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제동을 걸기도 했지만 흐지부지됐다”며 “시·도 금고, 공공기관 주거래 은행 입찰 현황과 선정 배점 기준 등을 다시 점검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