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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이 2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불과 4일 만에 발생한 ‘금리 역주행’이다.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은행들이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날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연 4.01~5.51%로 책정했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인 30일(연 3.95~5.45%)과 비교해 0.06%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이 대출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0.06%포인트 높인 결과다.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도 기존 연 3.37~4.87% 약정기간 에서 연 3.43~4.93%로 0.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국내 최대 시중은행인 국민은행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같은 기간 연 4.05~5.45%에서 연 4.09~5.49%로 0.04%포인트 올렸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모든 유형의 주담대 가산금리를 0.3%포인트 높였다. 이 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 연 3.61~ 새마을금고 예금이율 6.8%에서 이날 연 3.91~7.1%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4일 만에 은행권이 일제히 주담대 금리를 올린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만 약 6조원 늘어 작년 10월(6조5000억원) 후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개인파산자대출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다음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3단계로 강화되기 전에 주담대를 미리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생각보다 크다”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막차 수요 몰리자…'금리 문턱' 높이는 은행들 대출금리 '역주행'…기준금리 내렸는 디딤돌대출 서류 데 주담대 줄인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4일 만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하는 ‘금리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영향으로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자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옥죄기 위해 금리를 높인 것이다. 대선 이후 집값이 상승 만도노동조합 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팽배한 가운데 최근 주택 거래량이 다시 치솟고 있어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와 이를 막으려는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 주담대 금리 줄인상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6월 첫 영업일인 이날 변동금리형 주담대와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0.06%포인트씩 인상했다. 이에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인 30일 연 3.95%에서 이날 연 4.01%로 올랐다. 주기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같은 기간 연 3.37%에서 연 3.43%로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4.05~5.45%에서 이날 연 4.09~5.49%로 0.04%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에도 일부 주기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보다 큰 폭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케이뱅크는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3.61~6.8%에서 이날 연 3.91~7.1%로 0.3%포인트 인상했다. 같은 기간 금리가 6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형 전세대출 최저금리는 연 3.46%에서 연 3.8%로 0.3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 대출 수요를 억제하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4월부터 급증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만 약 6조원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10월(6조5000억원) 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 가계대출 급증세 지속 불가피
가계대출 급증을 이끄는 것은 주담대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593조661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2316억원(0.7%) 증가했다. 주담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현상이 나타나던 작년 9월(5조9148억원) 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은행권은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계기로 주택 거래가 급증한 점이 지난달까지 주담대 잔액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도 주담대 중심의 가계대출 급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된 이후 주춤하던 주택 거래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달 다시 치솟았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5월 거래량은 4099건으로 집계됐다. 5월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00~8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000건대에 머물던 작년 9~12월의 두 배에 달한다.
또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에 앞서 주담대를 미리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도 가계대출 급증을 이끌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대부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대출 한도를 옥죄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탓에 빨리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자의 주담대 신청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중단하는 방식까지 동원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이달 실행 물량만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비대면 주담대의 하루 신청 건수를 150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의진/장현주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