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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싫어요. 테리가 함께 아쉬운 자만심이‘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국립오페라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왕자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열린 파티. 어릿광대와 실랑이를 벌이던 마녀. 몸싸움까지 오가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마녀를 보며 왕자는 마침내 웃음이 터진다. 문제는 모욕감에 휩싸인 마녀. 우울증은 치료됐지만, 마녀의 저주에 걸리고 만다. ‘세 개의 오렌지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저주다. 왕자와 세 오렌지의 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국립오페라단,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2. ‘바다의 신’ 글라우쿠스의 사랑을 얻지 못해 ‘복수의 화신’이 된 마법사 키르케. 그는 요정 스킬라를 사랑한 글라우코스에게 버림받자, 스킬라에게 저주를 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 . 요정은 반인반수의 괴물로 변했다가 결국 바위가 되는 마법에 걸린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이야기’ 속 주인공 키르케는 희대의 비극 속 여주인공으로 오페라 ‘키르케’와 ‘스킬라와 클라우쿠스’를 통해 불멸의 삶을 산다. (한화클래식 2025, ‘마법사의 불꽃’)
동화적 상상력에 희비극이 어우러진 오페라들이 상륙한다. 국립오페라 아파트전세자금대출조건 단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과 한화클래식 2025가 들려줄 ‘마법사의 불꽃’이다. 베르디, 푸치니 등 익히 알려져 한국 관객과 자주 만난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색다른 관람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국립오페라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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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적 상상력·풍자와 해학 더한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등장했다. 동심 가득한 상상력, 그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정치 풍자가 가득하다. 국립오페라단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6월 26~29일, 예술의전당 유선상으로 )이다.
스위스 출신 연출가 로렌조 피오로니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재밌고 유쾌한 요소를 비롯해 비극적이고 슬픈 장면도 등장한다”며 “슬플 때 웃을 수 있고 웃을 때 슬픔을 생각하는 역설을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도 “가볍고 웃음이 가득하면서도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등록금 학자금대출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카를로 고치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 1921년 초연한 작품이다. 이 오페라가 국내에서 전막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주에 걸린 왕자와 어릿광대는 오렌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선한 마법사 첼리오는 물가에서 오렌지를 깔 것을 조언하지만, 어릿광대의 돌발 행동이 조언을 무시하자 두 개의 오렌지 속에서 나온 공주들은 갈증을 호소하다 죽어 버린다. 마지막 오렌지에서 나온 공주만이 물 한 모금에 살아남지만, 왕자와 공주의 사랑 만들기는 쉽지 않다.



펠릭스 크리거 지휘자와 로렌조 피오로니 연출 [연합]


현실에선 결코 만날 수 없는 동화적 설정과 함께 오페라 곳곳엔 정치 음모의 권력 드라마의 향취를 강하게 드러낸다. 풍자적 성격이 강한 이탈리아의 즉흥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형식을 빌려왔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이 안엔 20세기 전 세계가 겪어온 정치적 민낯을 드러내는 대목도 발견할 수 있다.
무대는 한국의 거리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간판과 불빛의 밤거리를 만날 수 있다. 왕자가 오렌지를 찾는 과정을 차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로드 무비처럼 그려냈다는 것이 피오로니 연출가의 설명이다. 무대 위엔 실제 차가 등장한다. 파울 졸러 무대 디자이너는 “한국의 거리는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 현대적이고 생생한 에너지를 가진 공간”이라며 “이런 점이 서로 다른 세계, 문화 간의 교차,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피오로니 연출도 “한국의 거리 모습은 비현실적이고 동화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라며 “무대와 영상이 히치콕 영화처럼 어우러질 것”이라고 했다.
오페라에서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독일 출신 지휘자 펠릭스 크리거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을 책임진다. 크리거는 “한국에서 오페라를 함께 작업하며 그 과정이 굉장히 속도감 있고 빨라 인상적이었다”며 “이런 점은 유럽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페라엔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김영우, 로스토크 시립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주인 신현식이 왕자 역할을 맡았고, 클라리스 공주 역은 도이치 오퍼 베를린 장학생으로 시작해 국립오페라단과 도이치 오퍼 베를린 교류 성악가인 메조소프라노 카리스 터커가 함께 한다.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과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 [한화클래식 제공]



사랑에 배신 당한 마녀들의 복수…프티봉과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1인 오페라

기발한 기획이 만든 1인 오페라 ‘마법사의 불꽃’이 온다.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과 고(古) 음악단체 아마릴리스 앙상블이 함께 하는 무대다.
‘마법사의 불꽃’은 독특한 구성의 콘서트 오페라다. 단순히 인기곡을 나열해 들려주는 갈라도, 기존 오페라를 고스란히 올린 것도 아니다. 바로크 오페라의 신화 속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사랑과 배신, 복수 등의 스토리를 모아 하나의 극으로 만들었다.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은 파트리샤 프티봉을 뮤즈 삼아 바로크 시대 프랑스 작곡가의 오페라로 8곡을 선정해 독창적 스토리를 짰다. 시작점이 된 작품은 작곡가 마르크 앙투안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메데이아’에다. ‘마법사의 불꽃’을 관통하는 인물은 바로크 시대의 여성 마법사, 즉 ‘마녀’로 불리던 인물들이다.
가이야르 감독은 “메데이아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마녀로, 열렬한 사랑에 빠진 인물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기 아이를 죽인 모성애가 부족한 사람이자, 하자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며 “이번 공연에서 우리는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복수하는 여성에게도 경의를 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엘로이즈 가이야르 예술감독과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 [한화클래식 제공]


사랑과 배신, 복수를 오가는 이야기와 감정을 파트리샤 프티봉은 탁월한 연기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드려줄 계획이다. 메데이아는 물론 신화 속 인물인 ‘키르케’도 프티봉이 연기할 여성 마법사다. 프티봉의 노래 사이 사이론 바상과 복수 사이의 혼란과 혼돈의 감정을 기악 연주를 통해 들려준다. 장 페리 르벨의 ‘원소들’ 중 ‘카오스’라는 곡을 통해서다.
가이야르 감독과 프티봉은 그간 다섯 번의 작업을 함께 했다. 파리고등음악원을 함께 다닌 30년 지기이기도 하다. 가이야르 감독은 “바로크 음악은 대비가 가장 중요한데 파트리샤는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연기력을 갖고있다”며 “음역대가 굉장히 넓어 고음역과 저음역을 오가며 완벽하게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은 파트리샤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티봉은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성악가로, 2001년과 2003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에서 최고 성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프티봉은 이번 공연을 통해 바로크 음악이 현재의 음악처럼 들리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그는 “바로크 곡을 연주해도 그게 그 시대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바로크 음악은 일종의 옷감 같은 존재”라며 “똑같은 옷감도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서 그 모양이 바뀌듯이, 노래가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서 바로크 시대 음악이 정말 현대적으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음악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크 곡을 연주하지만, 비단 그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진보적인 느낌을 갖고 노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