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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자신의 내 병원비라든가 컸던 세잔 치마(시사저널=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폴란드는 우리에게 퀴리 부인과 쇼팽의 나라로 여겨진다.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과 러시아를 비롯한 강국들에 의해 여러 차례 강제로 분할되고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난 나라다.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고, 전쟁이 끝나면서 소련에 의해 국토 전체가 300km가량 서쪽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폴란드는 최근 친숙하고 중요한 국가로 여겨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리나라로부터 K-2 전차를 비롯해 자주포, 전투기 등 대규모 무기를 구매하면서 한국 방위산업을 세계적으로 소개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지상군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대출계산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국가로 간주되면서 유럽 안보에서 발언권이 강화되고 있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폴란드는 독일인을 비롯한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던 다민족 사회였다. 하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폴란드인이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단일민족 국가로 변모했다. 국 우리은행마이너스통장이자율 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는 민족주의 성향이 매우 강하다.



6월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야권 후보인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가 당선됐다. ⓒREUTERS


전세 이중계약 '정치 양극화' 심화하는 폴란드의 선택은?
최근 폴란드의 정치적 지형은 양극화하고 있다. 과거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설정했던 분할선이 정치 지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과거 독일 영역에 속했던 곳은 진보적이고 좌파적 성향이 강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우파적 성향이 매우 선명하다. 동유럽의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 한국주택공사홈페이지 U)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폴란드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다. 폴란드 서부 지역은 EU의 노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데 반해 농민과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가 집중돼 있는 동부 지역은 EU가 폴란드의 독자성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반EU 성향이 매우 강하다. 낙태를 비롯해 언론의 자유, 난민 수용, 에너지 전환 등 거의 모든 사안 삼성저축은행 에서 폴란드는 양극화된 정치적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폴란드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수준이라고 이해되지만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만큼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폴란드 대통령은 군 최고사령관이자 고위직 인사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지만 가장 큰 권한은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률을 재의결하기 위해서는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양극화로 첨예한 대립이 일상화된 폴란드 의회 구성상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다수당에 의한 일방적 권한 행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권력분점 체제는 최근 폴란드 정국을 교착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현 총리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각기 다른 정파의 지원을 받으면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폴란드에서 6월1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대선은 2018년부터 바르샤바 시장을 지내고 있는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와 역사학자 출신의 카롤 나브로츠키(42)의 대결로 진행됐다.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5년 전 현 대통령인 두다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바르샤바의 시장답게 트샤스코프스키는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종교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현 총리인 투스크가 이끄는 중도 좌파진영의 지지를 받는 트샤스코프스키는 5월18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31.4%를 득표했지만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해 2차 투표를 치르게 됐다.
트샤스코프스키에 맞서는 나브로츠키는 40대의 전직 역사학자로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이전까지는 어떠한 선출직에도 출마한 적 없는 정치 신인이었다. 나치 범죄를 연구하는 국가기억연구소 소장 출신인 나브로츠키는 젊음을 내세우면서 선거에 뛰어들었고 우파 정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으면서 급부상했다. 1차 투표에서 29.5%로 2위를 차지한 나브로츠키는 반EU 노선을 강조하면서 폴란드 전통 가치로의 복귀를 약속했다. 나브로츠키의 급부상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브로츠키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미국이 누구를 원하는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줬다.
결선투표에서 두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진영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1차 투표에서 약 40%의 유권자는 극우 또는 극좌진영에 표를 던졌다. 폴란드의 청년 유권자 대다수는 기존 정당의 대립 구도에 환멸을 드러내면서 이들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극단 세력에 표를 몰아줬다. 이런 가운데 15%의 득표를 기록한 극우진영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 두 후보 모두 오른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6월4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 소재 EU 본부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를 시작하며 벨을 울리고 있다. ⓒEPA 연합


향후 프랑스·독일 선거에 달린 EU의 미래
트샤스코프스키는 나브로츠키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총리와 대통령이 대립하는 현재의 국면이 지속되면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임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지해 빠른 의사결정과 EU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폴란드 경제의 발전을 도모하자고 호소했다. 이에 나브로츠키는 국제적 성향의 트샤스코프스키는 폴란드 일반 국민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면서 폴란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 1% 이내의 격차를 보이던 양측의 경쟁은 최종 개표 결과 나브로츠키가 50.3%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나브로츠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현 투스크 총리는 큰 타격을 입었고 교착상태는 2027년 총선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편 나브로츠키는 야당인 법과정의당의 지지를 받으면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 여러 이슈에 대해 법과정의당과 다른 노선을 주장하고 있어 폴란드 정치권은 더욱 복잡해진 역학관계에 놓이게 됐다.
EU는 내심 트샤스코프스키의 당선을 희망했다. 친EU 입장인 투스크 총리가 주도권을 장악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만장일치를 근간으로 하는 EU 의사결정 구조에서 노골적인 민족주의 노선을 표방하면서 사사건건 대립하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폴란드도 유사한 길을 걷는다면 EU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위협, 미국과의 갈등에 직면해 있는 EU로서는 내부적 분열과 갈등은 더 큰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폴란드 대선 결과는 전통적 정당 구조의 붕괴와 급진적 주장을 내세우는 대안 세력의 부상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폴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극우 세력으로 간주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최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럽의 정치 지형은 급변하고 있다. EU의 미래는 몇 년 후에 치러질 프랑스, 독일 선거에 달려 있다. 폴란드 대선을 통해 진보적 가치가 만병통치가 아님을 목격한 EU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